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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1조 달러 시대' 당신에겐 무슨 의미입니까?

'무역 1조 달러 시대' 당신에겐 무슨 의미입니까?

신년초 '무역 1조 달러 시대 도전'이란 뉴스가 큰 관심을 받았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과 수입을 합한 총무역규모가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이야기다. 전세계에서 1조 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미국 중국 등 이제까지 8곳이다.

이와 관련 지난주에 정규방송인 SBS 시사토론 대신 신년기획이란 타이틀로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연다'(1월 8일 24시15분 방송)란 제목의 좌담 방송을 만들었고, 이를 위해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다.

이 가운데 경원대 홍종학 교수의 인터뷰 내용이 단연 귀를 붙잡았다. 홍 교수의 지적은 작금의 무역 1조 달러 돌파가 한국사회 소비자와 서민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착수 이래 대기업 수출주도의 불균형 성장이 그간 한국경제의 양적성장을 가져온 것은 분명 대단한 성과이지만,  90년대 외환위기와 신자유주의 침범 이후에는 순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수출이 내수와 고용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던 수출 선순환은 사라진 지 오래다. 10억원 어치를 수출할 때 고용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측정하는 취업유발계수의 경우(미래성장위원회 자료) 1995년 24명에서 2009년 7명으로 급감했다. 중소기업 수출 비중도 날로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3년 53.1%에서 5년만에 38.8%로 내려갔다. 

양극화의 골은 깊어지고 내수의 활력은 갈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선진국의 경우 절반이 넘는다는 GDP 대비 내수 비중이 15%정도에 불과할만큼 위축됐다. GDP대비 가처분소득 역시 55%로 선진국의 70%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도대체 수출 증가의 과실은 어디로 누구에게 돌아가고 있나?

홍 교수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라는 낡은 성장전략을 버릴 것을 주문한다. 향후 경제성장의 목표는 질좋은 고용, 애플·구글같은 혁신기업의 성장, 그리고 내수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선진국 노동자를 따라잡을 수 있는 '숙련 노동공'의 양성이라는 것이다. 또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사회통합을 이루고 노동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기업 위주 수출전략은 환율 정책에도 문제를 불렀다. 이 정부 들어 수출을 위한 고환율 정책이 유지됐지만 이는 해외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겼고, 그 고통은 소비자에게 돌아갔다. MB 취임초 내세웠던 52개 생필품 물가가 현재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국면 아닌가?

홍 교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 관련해 덴마크의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을 주목한다. 기업에는 노동자에 대한 자유로운 해고권을 부여하는 대신, 해고된 노동자의 경우 국가 사회안전망의 도움으로 직업훈련을 받고 재취업하도록 돕는다는 것이 황금 삼각형(정부, 기업, 노동자)의 핵심이다. 기회가 되면 SBS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전략을 둘러싼 보수 진보간 토론을 기획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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