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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을 어찌 지내라고' 폐허 앞에서 망연자실

<앵커>

섬을 빠져 나갔다가 이틀만에 돌아온 주민들은 폐허가 된 집을 보고 망연자실해야 했습니다. 섬에 혼자남은 노인 한 분, 겨울을 어떻게 나야 할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한상우 기자가 연평도 마을을 직접 둘러봤습니다.



<기자>

텅빈 마을에 조각난 유리 파편만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밀려드는 세탁물로 정신 없어야할 동네 세탁소엔 다림질 도구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섬을 떠났다 돌아온 주민들에게 더 이상 아늑한 집은 없었습니다.

옷가지를 챙기러 가게에 돌아온 주민은 엉망진창이 된 모습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연평도 주민 : 어떻게 된 거야… (왜 다시 들어오셨어요?) . 뭐 신분증이고 소지품이고… 몸만 나왔는데… 신발도 안 신고.]

지붕이 통째로 날아간 집도 많고, 건물 형체만 남았을 뿐 불에 타다만 집들은 더 많습니다.

그나마 집은 성했어도 홀로 남겨진 노인은 남은 겨울을 보낼 일이 걱정입니다.

겨울나기 난방유를 저장했던 탱크가 파편에 맞으면서 냉골방에서 지내야 합니다.

[연평도 주민 : 불 나고 다 망가졌어. 하나도 없어. 여기 기름이 하나도 없어졌어. 하나도…]

겨우내 온 식구들이 나눠 먹을 김장을 준비하던 손길도 멈췄습니다.

동네 이웃들이 함께 모여 김장을 준비해야할 자리에는 이렇게 다듬다가만 배추만 남아있고, 마을은 밤이 되면서 더욱 적막해졌습니다.

평화롭던 섬 연평도를 강타한 포격은 한동안 지우기 힘든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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