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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존된 조선왕릉…능역까지 보존해야

조선시대부터 철저히 관리. 태릉선수촌·사격장 수년 내 철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은 조선시대부터 어느 역사 공간보다 철저히 관리됐으며 해방 후에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원형을 잘 보존했다.

조선왕릉은 도굴로 훼손당한 사례가 많은 신라왕릉이나 이집트 왕릉 등과는 달리 도굴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다.

이는 두꺼운 돌로 석실(石室)을 만들어 특수 장비를 동원하지 않으면 뚫기 어려운 구조였던 영향이 가장 크다. 또 조선왕릉은 삼국시대처럼 부장품이 많지 않았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철저하게 관리되어온 덕분이다.

조선시대에는 관리인인 능참봉을 두고 관리시설인 재실과 수복방을 설치해 왕릉을 특별 관리했으며 해방 이후에는 문화재관리국이 설치돼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졌다.

봉분과 석물이 있는 능침공간은 잘 보존돼 있어 관리 차원에서 잔디 심기, 흙 파기 정도의 작업만 해 왔다.

다만 제향공간의 목조 건축물은 훼손 위험이 있는 경우 목재 교체, 기와 보수, 단청 도색 등의 보수작업이 이뤄지고 소실된 건축물은 고문헌과 옛 사진 등의 자료에 기초해 복원공사를 하기도 했다.

왕릉 주변의 수목은 조선왕조실록 등의 문헌에 언급된 고유의 전통 수목을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양묘장에서 육성해 옮겨 심고 있다.

조선왕릉의 핵심지역은 국가 소유의 토지이며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보호ㆍ관리받고 있어 앞으로는 도시화 과정에서 능역이 축소되거나 훼손될 우려는 없다.

산으로 둘러싸인 높은 장소에 있어 도시화 과정에서도 완충 지역의 지형과 녹지공간은 일부 보존됐으며 광릉, 영릉 등 몇몇 왕릉은 자연환경이 그대로 잘 보존되고 있다. 특히 광릉의 주변은 국립수목원으로 운영되고 있고 천연기념물 크낙새 서식지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왕릉의 주변은 도시화와 인구증가, 새로운 주거지의 확장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이미 완충공간이 축소된 상태다.

선릉, 헌릉, 의릉 등 도시에 있는 왕릉은 완충 지역에 고층건물이 들어서면서 주변 역사문화경관이 훼손되기도 했다. 선릉은 홍살문과 인접해 도로가 지나갈 정도로 능역이 과거보다 많이 축소됐으며 헌릉과 의릉 능역에는 국가기관 건물이 들어서면서 원형이 훼손됐다.

태릉은 사격장, 국가대표 선수촌 등의 시설이 들어서면서 기존 능역이 가장 훼손된 왕릉이다.

또 경기도 고양에 효릉과 예릉, 희릉이 모여 있는 서삼릉은 왕릉과 인접해 목장, 학교, 골프장이 들어서 있어 능역이 분절된 상태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 등재 평가보고서에서 조선왕릉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일부 훼손된 능역을 원형 보존할 것과 개발압력이 크짐에 따라 완충구역의 적절한 보존지침을 마련하고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능묘 제도 복원 사업 기본계획을 토대로 복원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능역이 분할된 서삼릉 주변의 토지를 확보해 일대를 원상태로 회복하는 한편 태릉 사격장과 선수촌을 유네스코에 약속한 시점까지 철거할 계획이다. 태릉 사격장은 가운데 클레이 사격장이 지난해 이미 철거됐다.

또 왕릉 진입로 주변에 경관을 저해하는 각종 시설물이 난립한 지역도 사유지를 사들이거나 문화재 주변 경관관리 지침을 통해 역사문화경관을 회복하는 계획을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왕릉 전문가인 정재훈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우리는 중국 등 다른 나라보다 왕릉을 더 철저하게 관리해온 덕분에 보존이 잘 돼있다"면서 "동구릉이나 장릉의 경우 봉분에서 먼 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돼있었지만 문화재보호법이 정비되지 않았을 때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 경관이 훼손됐다. 왕릉 주변에 아파트나 고층 건물이 세워지는 일은 없도록 주변 경관을 철저하게 보존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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