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외환위기 10년을 되돌아보는 연속기획 순서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의 가장 큰 수혜자는 사실 은행이었는데, 요즘 은행들 하는 걸 보면 '배은망덕'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송 욱 기자입니다.
<기자>
[이헌재/당시 금감위원장(1998년 6월 29일) : 동화, 동남, 대동, 충청, 경기 등 5개 은행에 대해서는 경영정상화 계획을 불승인하였습니다.]
경제의 혈맥이 무너지면서, 우리 경제는 나락으로 추락했습니다.
5개 은행의 퇴출을 시작으로 33개 은행 가운데 16개가 강제로 통폐합되거나 외국 자본에 팔렸습니다.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되고, 수만 명의 행원들은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그 후 10년, 은행들은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자산규모는 3배로 뛰었고 세계 100대 은행에도 이름이 올랐습니다.
4조원 적자였던 당기 순이익은 13조 5천억 원 흑자로 돌아섰고, 건전성 지표인 BIS 비율도 국제기준을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90조 원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로 투입됐던 공적자금의 영향과 함께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했던 기업지분가치가 오른 데 큰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커진 덩치 만큼 실력을 갖췄느냐는 것입니다.
신용카드 대란 때 전업계 카드사들과 함께 신융불량자를 양산했던 은행들은 지난해에는 주택담보대출로, 올해는 중소기업대출로 일제히 몰렸습니다.
새 수익원을 발굴하기보다는 돈 되는 곳으로만 몰린 결과입니다.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아 회생했지만 오히려 수수료 인상 등으로 고객들의 부담을 키웠고, 늘어난 수익은 주주와 임직원들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권영준/경희대 경제학부 교수 : 서민들이나 우리 경제에 가장 필요한 곳에 피를 공급한다기보다는 자기들만을 위해 부자를 상대로 하는 재테크 위주의 경영이라든지.]
최근에는 돈이 증시로 빠져나가면서 은행들이 무분별하게 은행채를 발행해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자본시장 통합법 도입을 앞두고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은행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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