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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최진철 "훌륭한 지도자로 다시 서겠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그라운드의 '영원한 맏형' 최진철(36.전북 현대)의 목소리에는 서운함이 가득했다.

최진철은 19일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12년 넘게 해왔던 운동이라서 그런지 시원함보다는 섭섭함이 더하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최진철은 전북에서만 12년을 뛰는 동안 가장 짜릿한 기쁨을 맛봤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천신만고 끝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은 것.

당시 최진철은 "체력이 달릴 때까지 현역생활을 계속하고 싶다. 주위의 조언과 내 판단을 종합해 은퇴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시즌을 마치고 갑작스럽게 은퇴 결정을 내리기까지 자신의 의지보다는 주위의 판단이 더 크게 작용했다.

올해 K-리그 2경기를 남겨 놓은 지난 10일 최강희 감독이 갑자기 "은퇴경기를 준비하라"고 말했다.

최진철은 "갑작스런 은퇴 얘기에 너무 당황했다. 미리 언질을 줬으면 마음의 준비를 했을 텐데... 그런데 내년에 또 뛰면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후배 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더 하고 싶다. 기회를 달라'는 말도 하지 않고 미련없이 결정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곧 마음을 다잡았다.

어차피 닥칠 일이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착실히 미래를 준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는 "이제는 서운함을 어느 정도 털어버렸다. 인생의 전반전이 끝났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후반에는 훌륭한 지도자로서 축구 인생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최진철은 내년 5월 대한축구협회가 시행하는 2급 지도자 코스를 밟은 뒤 8월경에 브라질로 유학을 떠난다.

6개월간 브라질에 머문 뒤 유럽으로 건너가 다시 반년 동안 공부할 계획을 잡고 있다.

그는 "축구 이외에 다른 삶을 사는 건 힘들 것 같다. 지도자의 길을 걷는 건 예전부터 생각해왔다. 구단에서 내년에 유학을 보내주기로 약속했고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생각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축구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에 올랐을 때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을 때를 꼽은 최진철은 아쉬웠던 순간에 대해서는 "매 경기 아쉬웠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 좀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모든 선수들이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 매일 노력하지만 나는 이상하게 항상 100% 만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프로 선수이니 자기 관리를 잘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현역의 평균 연령이 높아진 만큼 몸 관리 잘하고 운동장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면 내 나이 때 나보다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진철은 마지막으로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팬 여러분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었다. 그동안 격려와 사랑을 보내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항상 운동장에 서면 최선을 다하려 노력해왔다. 지도자 공부를 하면서도 그 다짐을 잊지 않겠다. 훌륭한 지도자로서 그라운드에 다시 서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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