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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블랑카'의 아이들

'불법체류자 자녀' 취학 어렵고 친구 없어 '왕따'

<8뉴스>

<앵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그들의 자녀도 이 땅에 사는 어린이로서 마땅히 교육받고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현실은 어떨지 심영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방글라데시에서 온 12살 마솜은 오늘(4일)도 텔레비전 채널만 돌리며 하루를 보냅니다.

학교에 못 가고, 친구도 못 만난지 벌써 1년.

[마솜(12) : 아빠, 엄마, 나 다 불법체류다. 학교 가면 친구도 많이 만나고 한국사람과 친구 될 수도 있지만 그럴 수 없다.]

방글라데시의 어린이날도 5월 5일.

[방글라데시에 있을 땐 어린이날에 놀러갔는데 지금은 그럴 수도 없다.]

[닛딜하달/마솜 엄마 : 일하다가도 집에서 뭐할까 생각하면 눈물나고... 애는 다시 돌아가자고 하는데 조금만 참으라고 할 때 마음 아프다.]

역시 부모따라 한국에 온 자미.

올해 8살이 됐지만 학교는 커녕 자유롭게 나가 놀지도 못합니다.

[자미(8) :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좀 자다가 장난감 가지고 놀고 그렇게 지내요.]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40만명, 이 가운데 18만명이 불법 체류자고 그 자녀는 3천여 명입니다.

2001년부터 외국인 아동도 학교장 재량으로 한국 학교 입학이 가능해졌지만 막상 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아동은 백여 명에 불과합니다.

한국말을 못해 적응하기 힘들고 집단 따돌림에 시달리기 일쑤입니다.

지난 3월 인가받은 '재한 몽골학교'가 외국인 노동자 자녀를 위한 유일한 학교입니다.

[이강애/몽골학교 교감 : 여기서 살게 아니라 몽골에 돌아가서 살 아이들이니까 몽골에서 배우는 것을 한국에서 가르쳐줄 필요가 있다고 저희는 느낀 거예요.]

[김실/외국인 아동 위한 '햇빛학교' 설립추진위원회 : 우리 자녀든 외국인 자녀든 가리지 않고 이 땅에서 교육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불법체류 신분이란 굴레 때문에 맘 편히 학교에 다닐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양혜우/이주노동자인권센터 소장 : 불법 체류 등 법적인 부분보다는 아이들이 배울 권리가 우선한다는 정책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외국인노동자와 그 자녀들.

이들도 함께 보듬어야 할 우리 아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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