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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해상작전헬기의 조건…"수리온 날개를 접어라!"

[취재파일] 해상작전헬기의 조건…"수리온 날개를 접어라!"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국산 헬기 수리온이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육군 작전 헬기, 해병대 기동 헬기, 소방 헬기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수리온이 헬기의 최고봉이라는 해상작전헬기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은 차기 호위함에 탑재할 대잠 헬기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1차 사업은 와일드 캣으로 잘 알려진 영국 핀메카니카(舊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AW-159가 선정돼 올해 안에 8대가 들어옵니다. 2차 사업은 후년인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되며 해상작전헬기 12대를 전력화할 계획입니다.

영국의 와일드 캣과 미국 시코르스키의 MH-60R 시호크, KAI 수리온의 3파전이 예상됩니다. 현재의 관건은 그다지 크지 않은 호위함 격납고에 헬기를 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 입니다. 와일드캣과 시호크는 격납고에 들어가는데 국산 수리온은 현재 형상으로는 격납고에 못 들어간다는 것이 쟁점입니다.

● 수리온, 꼬리날개를 접어라!
블레이드·꼬리날개 접은 시호크
3개 후보 기종 가운데 시호크가 가장 큽니다. 하지만 시호크는 야무지게 접힙니다. 메인 로터의 블레이드는 뒤로 젖혀지고 꼬리날개는 반으로 접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길이는 12.5m, 폭 3.2m, 높이 4.1m입니다. 차기 호위함 격납고에 정확하게 들어간다고 방위사업청은 설명합니다.
 
와일드 캣은 꼬리날개는 못 접고 블레이드만 뒤로 젖힐 수 있습니다. 블레이드를 젖혔을 때 와일드 캣은 길이 13.5m, 폭 3.1m, 높이 3.73m입니다. 역시 차기 호위함 격납고에 들어갑니다.

현재 양산중인 수리온은 블레이드를 젖히지도 못하고 꼬리날개를 접을 수도 없습니다. 해상작전헬기용으로 젖혀지는 메인 로터 블레이드를 개발해 놨다고는 합니다. 블레이드를 젖힌다고 치면 길이 15m, 폭 2m, 높이 4.5m 정도입니다. 높고 길어서 차기 호위함 격납고에 넣지 못합니다.
블레이드 접은 와일드 캣
KAI 측은 염치 불구하고 수리온에 맞게 차기 호위함 설계를 고쳐달라고 해군에 요청해 봤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수리온은 탐색레이더와 소나, 무장 등을 장착해 해상작전헬기로 새로 개발함과 동시에, 꼬리날개를 접을 수 있도록 형상을 변경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 문제는 돈과 시간!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의 예산은 9,200억원입니다. 업체에게 순수하게 돌아가는 돈은 8,200억원 정도입니다. 예산 범위 안에서 해상작전헬기 12대를 만들어 와야 합니다.

KAI의 여러 관계자들에게 “8,200억원으로 꼬리날개 접히는 해상작전헬기 12대를 개발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어떤 관계자는 “돈은 더 들겠지만 KAI 자체 예산으로 해결할 것이다”라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돈을 더 얹어줘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KAI의 최종적인 대답은 “사업 방식이 결정되면 그때 가서 검토해야 한다”입니다. 해외 도입으로 결정되면 KAI와 상관 없는 일이고, 국내 개발 즉 수리온이 해상작전헬기로 선정되면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뜻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수리온을 해상작전헬기로 개발해 12대를 양산하는 데는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비 8,200억원에 3,000억~4,000억원을 더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군 관계자는 “수리온의 해상작전헬기 개발 기간도 길어서 차기 호위함 전력화 시기를 좀 늦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무기체계, 특히 핵심 무기는 국산화하는 편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수리온이 추가 예산과 전력화 지연의 난제(難題)를 해결하고 국산 해상작전헬기로 거듭 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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