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방에서 피아노를 치는 소년이 있습니다. 불을 켜보니...두 눈을 꼭 감고 피아노를 치고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 피아노를 치는 소년의 이름은 김동호. 동호는 왜 어두운 걸 고집하는 걸까요?
"엄마, 나중에 나는 건반이 안 보일 거야. 그래서 지금부터 연습하면 나중에 당황하지 않고 피아노를 칠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 앞이 보이지 않을 날을 대비해 연습한다는 동호. 동호는 7살 때부터 작곡을 하기 시작한 음악 영재입니다.
사실 동호는 5살 어린 나이에 뇌종양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의사는 증상이 심각해 목숨이 곧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4년 전부터는 암이 척수까지 전이됐고 뇌의 시신경교종까지 종양이 퍼져 점점 시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눈이 보이지 않는 날이 올 때도 피아노를 치기 위해 매일매일 어둠 속에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오랜 투병으로 약해진 근력을 기르기 위해 매일 아침 자전거 타기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느낌을 그대로 곡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기억들을 음악으로 만들어 놓는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쉬운 것 만은 아닙니다. 연습 중간중간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이렇게 아파하는 동호를 보는 엄마의 마음도 찢어지기만 합니다. 그런 엄마를 보며 동호는 늘 “나 때문에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뿌옇게만 보이는 엄마를 보며 동호는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 날이 와도 잘 살 거라고.
"아프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것은 정당화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음악가를 꿈꾸고 있는 15살 김동호입니다."
그 어떤 장애도 동호의 꿈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것에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