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개. 이 둘은 흔히 상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 이런 통념을 깨는 개와 고양이가 있습니다. 고양이를 꼭 안고 있는 이 개의 이름은 딸기입니다. 딸기는 얼마 전 나타난 들고양이를 마치 자기 새끼처럼 돌보고 있습니다. 들고양이가 높은 곳에 오르자 딸기는 안절부절 못하더니 얼른 아래로 끌어내립니다.
뿐만 아닙니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 이 고양이에게 접근할 경우 사납게 돌변하며 고양이를 지킵니다. 심지어 생면부지인 이 고양이에게 젖까지 물립니다. 고양이 역시 아무렇지 않게 배를 채우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딸기는 임신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대체 왜 딸기는 들고양이를 자기 새끼처럼 돌보는 걸까요?
“배를 만져보면 새끼가 있어야 하잖아요. 근데 새끼가 없는 것 같아서 상상임신이라는 것을 알았죠.”
딸기의 주인인 혜신스님은 상상임신을 그 이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함께 사는 개가 새끼를 낳자 스님이 예뻐하는 걸 본 딸기는 부러워서인지 상상임신 증상을 보였습니다. 그때 마침 들고양이가 찾아오자 딸기가 돌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생긴 재미있는 현상이죠. 상상임신이 돼서 모성애가 넘치는 상황에서 어미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고양이를 만난 거죠." - 최영민 건국대 수의학과 겸임교수
모두가 놀라워하는 딸기의 모성. 하지만 여기에는 아픔도 따릅니다. 뾰족한 이빨로 젖을 빨아대는 통에 딸기의 몸에 상처가 아물 날이 없습니다. 딸기의 모성애를 알게 된 스님은 딸기의 젖을 보호하기 위해 옷을 입혀주고 대신 고양이에게는 맛있는 간식을 마련해줬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둘이 전생에 부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요.” - 혜신스님
누가 뭐래도 엄마와 자식 같은 딸기와 고양이. 이 깊은 인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