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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물탱크 방수작업 중 질식…하청 노동자 '뇌사'

<앵커>

밀폐된 지하 공간에서 방수제를 바르던 60대 노동자 두 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질식한 걸로 보고, 작업 당시 제대로 된 보호장구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편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안성에 있는 전원주택 공사 현장입니다.

오늘(9일) 오전 10시쯤 건물 지하에 있는 식수 저장용 물탱크에서 작업하던 60대 남녀 근로자 2명이 쓰러졌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물탱크입니다.

작업자들은 이곳 바닥과 벽에 방수제를 롤러로 펴 바르다 질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사현장 관계자 : 물탱크 방수하러 들어갔다가 뭘 엎질렀나 봐요.]

이들을 구하러 탱크 안으로 들어간 방수작업 업체 대표도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됐습니다.

이 사고로 60대 작업자 A 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는데,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른 작업자와 대표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경찰은 작업자들이 방수제에 함유된 '시너'에 중독돼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통상 방수제가 물탱크 벽면에 잘 흡착되도록 방수제에 시너를 섞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시너는 유해 물질인 만큼 현행법상 업주가 작업자들에게 송기마스크 등을 지급하고 현장에 환기 장치도 구비해야 합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 밀폐된 공간에서 산소 농도가 빨리 줄어들게 돼요. 그다음에 시너에 들어 있는 벤젠이나 톨루엔이라는 것 자체가 호흡기를 마비시키는 역할을 해요.]

경찰은 작업자들이 제대로 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환기 장치도 정상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방수작업 업체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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