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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만 4년째…'양승태 재판' 왜 길어지나

<앵커>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법농단 의혹으로 당시 전직 대법원장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1심 재판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하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양승태 사법부가 박근혜 정부와 상고법원 도입을 거래할 의도로 각종 재판에 부당하게 관여하려 했다는 사법농단 의혹.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겨졌고, 2019년 2월 양 전 대법원장, 다음 달 전현직 판사 10명이 기소됐습니다.

[한동훈/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2019년 2월)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재판 개입, 법관 인사 불이익 조치, 법관 비위 은폐 등 사건과 관련해 구속기소하고….]

관련 재판만 7개, 대부분 무죄를 확정받거나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데 정작 의혹의 핵심인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 재판만 진전이 없습니다.

2019년 3월 첫 재판이 시작되고 1천500일 가까이 지났지만 1심 선고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재판만 260번이나 진행했고, 임 전 차장 재판도 200회를 넘겼습니다.

형사재판 1심 선고까지 평균 180일이 소요되는 데 비해 8배 이상 늘어지고 있는 겁니다.

표면적 이유는 공판절차 갱신 때문입니다.

법원 인사로 재판부가 바뀌면 기존 증거 등을 다시 검토하는 절차를 밟는데 보통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 사건에서는 모든 증언 녹취 파일까지 몇 달에 걸쳐 다시 듣는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임종헌/전 법원행정처 차장 : (의도적으로 지연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그건 아니고요. 재판받는 피고인 입장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직 대법원장에게 판결을 내리는 게 부담스러워 '누구도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 재판이 됐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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