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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잊은 적 없어"…"화해하고 평화 이루기를"

<앵커>

오늘(11일)은 2001년 9·11 테러가 벌어진 지 20년 되는 날입니다. 특히 9·11 테러로 시작된 아프간 전쟁이 끝난 만큼 이번 20주기는 생존자와 유족들에게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김종원 특파원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제 양쪽에 있는 이 거대한 2개의 벽은 9·11테러 희생자들의 이름이 빽빽이 적혀 있는 추모의 벽입니다.

그리고 이 추모의 벽 사이 틈새로 보이는 저곳이 9·11테러가 벌어진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 이른바 그라운드 제로입니다.

가장 높이 솟아있는 새로 건설된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뒤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촘촘히 들어선 고층 건물들, 하지만 그사이 테러로 무너진 쌍둥이 빌딩 자리는 20년째 비어 있습니다.

금싸라기 땅인 월스트리트 지역이지만, 추모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겁니다.

9·11 사건 당시 피투성이가 된 채로 인터뷰를 해 테러의 참상을 세계에 알렸던 캐너번 씨도 20주기를 맞아 이곳을 다시 찾았습니다.

[탐 캐너번/9·11테러 생존자 : 지난 20년간 단 하루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지나간 날이 없습니다. 이건 극복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그냥 이 기억을 갖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해요.]

유족들 역시 당시의 일을 잊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김평겸/고 앤드루 김(9·11테러 희생자) 아버지 : 우리 아이가 세계무역센터(쌍둥이 빌딩) 거기서 일하고 있었거든. (뉴스를 보고) 이거 안 되겠단 말이야. 그래서 전화를 해봤는데 전화가 통하질 않지.]

촉망받는 20대 애널리스트였던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아버지는 정부의 보상금으로 아들 이름의 재단을 만들고 장학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80의 아버지는 아들의 추모 공간을 찾아 손때가 까맣게 탄 추모비를 어루만집니다.

[김평겸/고 앤드루 김(9·11테러 희생자) 아버지 : 그냥 주물럭거리는 거죠. 뭐, 매일 하는 일이니까. 매일 하는 거죠. (20년간) 거의 매일 하다시피 했죠.]

김 씨는 실패한 전쟁이라는 평가에도, 아프간 전쟁의 종식이 평화를 불러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김평겸/고 앤드루 김(9·11테러 희생자) 아버지 : 우리 아이는 지금 완전히 무고한, 그 당시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희생을 당한 건데, 싸워서 파괴하고 전멸시키는 대신 화해를 하고 평화를 이룰 수가 있으면 (복수보다) 좋은 거 아니에요?]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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