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전에 있는 한 종교 단체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100명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기숙 학교처럼 학생들이 같이 먹고 자면서 지내던 곳인데, 학생 대부분과 교직원까지 13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이 많게는 한 방에서 20명이 함께 있었는데, 학교 측은 증상이 나타난 지 열흘이 지나도록 진단 검사는 물론, 환자를 병원에도 보내지 않았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첫 소식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방역복을 입은 요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들이 차례로 버스에 오릅니다.
이들은 대전의 한 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기숙학교 IEM 학생들로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됐습니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직원 등 158명 가운데 13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학생 2명이 거주지인 전남 순천과 경북 포항에서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았고, 뒤이은 검사에서 학생 110명과 교직원과 가족 2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전체 학생 120명의 93%가 감염된 겁니다.
16살부터 18살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은 지난 4일부터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한 방에 많게는 20명까지 생활했고, 샤워 시설과 화장실도 함께 썼습니다.
한 곳뿐인 식당은 식탁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칸막이조차 없습니다.
강의실 책상도 빼곡하게 놓여 있는 등 밀접·밀집·밀폐 3밀 조건에서 집단생활을 한 겁니다.
학교 측 대응도 안이했습니다.
지난 12일 한 학생이 기침과 두통 증상을 처음 보인 뒤 유증상자가 6명까지 늘었지만, 검사나 병원 치료는 없었습니다.
숙소만 분리했을 뿐 열흘 넘게 다른 학생들과 뒤섞여 지내게 했습니다.
[허태정/대전광역시장 : 선제적인 검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매우 유감스런 상황입니다.]
방역 당국은 기숙학교를 3주간 폐쇄했습니다.
입소한 무증상 감염자나 출·퇴근하는 교직원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 화면제공 : 대전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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