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김종인…"과오 사죄"에 당내 엇갈린 반응

<앵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서 오늘(15일) 사과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 만인데, 국민의힘 안에서는 이 사과를 두고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백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을 이끄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머리를 숙였습니다.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당 대표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입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구속 상태에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사과문에는 '반성', '사죄'라는 단어가 각각 네 번씩 등장했고, '특정 기업과의 결탁', '무엄하게 권력을 농단' 같은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직설적인 표현도 담겼습니다.

그러면서 '현 정부 돌려까기'도 곁들였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민주와 법치가 오히려 퇴행한 작금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책임을 느끼며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김 위원장의 노림수는 현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일부 중도 민심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두 전직 대통령 세력과 절연을 통해 국민의힘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당 안에서는 '진솔한 반성', '바른길로 나아가는 첫걸음' 같은 긍정 평가가 많았는데, 친이·친박계 일각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친이계 좌장'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김 위원장의 정치 욕망을 위장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쏘아붙였고, 친박 박대출 의원은 "탄핵 과정에서 당의 배신 등 복잡한 면이 있는데 단순한 잘못으로 치부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하 륭,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