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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자제 권고에도 '위약금 폭탄'…결항편은 '매진' 표시

<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태국과 타이완 등 6개 나라에 대해 추가로 여행 자제를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행을 취소하려면 위약금 폭탄을 각오해야 하는데요, 항공사들이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정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주말 태국 방콕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했던 김 모 씨.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자 김 씨는 지난주 결국 여행을 포기했는데 항공 취소 위약금만 40만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해당 항공사는 김 씨가 항공권 예약을 취소한 바로 다음 날 해당 노선을 아예 운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김 씨는 항공사 측에 항의했지만 비운항 결정 하루 전에 예약을 취소했기 때문에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게다가 김 씨는 항공기 결항으로 가지 못하면 수십만 원의 현지 호텔 비용을 환불받을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날려버렸습니다.

[피해 고객 담당 여행사 직원 : (항공사에) 이미 결제를 해버린 상태니까 (여행사가) 취소 수수료를 제하고 돌려받는 수밖에 없어요. 특히 항공사에서는 하나의 피해도 보지 않고… 이걸 구매하셨다가 취소하는 손님들만 그 피해를 오롯이 보고 있어요.]

특히 이 항공사는 홈페이지에 해당 항공편을 결항이 아닌 '매진'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결항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겨 항공편을 취소한 다른 고객들의 문제 제기를 막으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항공사는 추가 예매를 막기 위해 급하게 매진 표시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항공사 관계자 : 일단은 예약을 못 하게 막는 게 우선적이었고… 전 노선의 (운항 여부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 때문에,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한 번에 (공지를) 올릴 수가 없어요.]

태국을 비롯해 6개 나라가 여행 자제 국가로 추가됐지만 항공사들마다 취소 위약금은 천차만별입니다.

대형 항공사는 중국과 홍콩, 마카오, 타이완에 대해서만 취소 위약금을 면제하고 있고 저비용 항공사는 코로나 사태로 운항을 포기한 노선만 면제해 주고 있습니다.

대구 공항은 저비용 항공사가 대세인 만큼 코로나 관련 환불 위약금 피해가 지역민들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은주/대구경북소비자연맹 : (항공사마다) 과중하게 부과하던, 특히 저가 항공 같은 경우에는 위약금이 과다하기 때문에… 적정 수준으로 조정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지역을 거점으로 한 저비용 항공사들이 정부 방침을 외면한 위약금 조항을 고수하면서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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