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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산재 사망자 수 '제자리'…여전한 죽음의 일터

'김용균 재단' 오늘 출범식

<앵커>

대학 입시 이야기 한참 했는데 대학 안 가고 바로 일자리를 잡는 고등학생들도 전체의 30%나 됩니다. 이 청년들이 당당하게 잘 살아갈 수 있다면 어쩌면 대입 문제도 풀릴 수 있겠죠. 그런데 그렇지 못하다는 게 우리의 오래 묵은 숙제입니다.

작년 말에 일터로 나갔다가 숨진 김용균 씨 이름을 딴 재단이 오늘(26일) 문을 열었는데 원종진 기자가 여기에 가서 이쪽 현실을 또 들어봤습니다.

<기자>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하다 지난해 일터에서 숨진 고 김용균 씨.

그의 이름을 딴 재단 출범식이 오늘 열렸습니다.

'죽음의 일터를 없애 달라.' 이 자리에는 김 씨처럼 안타깝게 떠나간 특성화고 출신 청년 노동자들의 유족들이 함께했습니다.

2013년 진천 김동준, 2014년 울산 김대환, 2015년 군포 김동균 그리고 2017년 제주의 이민호 군.

현장실습 하던 특성화고 학생들이 4년간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숨진 뒤에야 대책 마련에 나섰던 정부.

하지만 죽음의 노동 현장은 그대로였습니다.

[故 김태규 군 어머니 : 안전 그물망 안쳐져 있잖아요. 길을 가다가도 안전끈을 안 매고 있으면 얘기를 해요. 미친 듯이 가서. 저희 아들이 그런 안전장치 하나 없는 상태에서 작업하다가 추락해서 죽은 경우이기 때문에.]

유족들은 모임을 만들어 전국을 다니면서 토론회와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故 김동균 군 아버지 : 10만 개 일자리 만들어낸다 이거예요. 그걸 위해서 학교에다가 '많이 (현장실습) 내보내라'. 그럼 그 사람들 대상이 누굴까요. 힘없고 뒷배 없고 공부도 못하고….]

하지만 서른 살도 되기 전에 일하다가 죽는 청년들의 숫자는 별로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故 이민호 군 아버지 : 기업가들이 (사망 사고가 일어났을 때) 강력한 처벌이 따르면 안 바뀌겠어요? 그게 우선이지. 특성화고 학생들은 그냥 말 그대로 없는 집 자식들로 치부하는데 애가 뱃속에서 나오면서부터 출발선이 다른데 그게 공정한 사회예요?]

일하다 죽지 않아도 되는 세상.

다시 공정을 말하는 사회에서 이들이 죽음으로 던진 질문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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