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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잘 나가던 병원장, 외딴섬 들어가 '15년 인술'

<앵커>

서울에서 잘 나가던 병원 원장이 스스로 남해 바다 외딴섬에 들어가서 15년째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청산도 슈바이처'라고 불리는 83세 할아버지 의사를 소환욱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완도에서 배를 타고 1시간쯤 바다로 나가면 이름처럼 푸르고 아름다운 청산도가 나옵니다.

1936년생, 올해 83살인 이강안 원장은 15년째 청산도 주민 건강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작은 마이크로 시작되는 이 원장의 의술은

[할머니, 혈압약 잡쉈어? 아침에?]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섬주민에게 가뭄 속 단비와 같습니다.

[곽은옥/청산도 주민 : 너무 너무 아주 좋은 양반입니다. 우리 원장님. 청산도 안 내려왔으면 우리는 그냥 치매도 오고 뭣도 오고 그랬을 것인데…]

[곽철근/청산도 주민 : (이강안 원장님이 오시고) 상여 꽃이 한 40%가 줄어들었어요. 그 이유가 우리 환자들을 특별하게 돌보시고….]

서울에서 유명한 병원 원장까지, 성공적인 의사로 살았습니다.

안정된 노후를 준비할 무렵, 당시 청산도에 단 하나뿐인 병원에 의사가 없어 문을 닫을 위기라는 얘기를 듣고 연고도 없는 낙도에 정착했습니다.

[이강안/청산도 푸른뫼 중앙의원 원장 : 가운하고 의사 면허증만 들고 왔다니까요. 팬티 뭐 내의만 가지고요. 와보니까 의사도 없어요. 환자 15명 앉아 있는데, 의사가 없어요.]

지금은 하루 평균 120명 넘는 환자를 돌보는데, 진료시간이 끝나도 작은 왕진 가방을 메고 수시로 환자 집을 다닙니다.

병원이 아예 없는 인근 여서도와 모도에는 2주에 한 번씩 배를 타고 왕진을 나갑니다.

[이강안/청산도 푸른뫼 중앙의원 원장 : 말로만 사랑한다고 하면, 안 통합니다. 상대에게 필요한 걸 채워주고 그 사람들의 고통을 같이 분담하고 그렇게 해야 그게 참된 의사예요.]

언제까지 섬에서 의사 일을 할 거냐는 질문에 팔순 의사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강안/청산도 푸른뫼 중앙의원 원장 : 죽을 때까지 하면 여기다가 공적비 세워준대요. 비석 세워준다고 내가 죽을 때까지 있으라고.]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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