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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는 드라마에 의전·경호도 흔들렸다

<앵커>

어제(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53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금까지 단독 회담 가운데 가장 긴 시간이었습니다. 몇 달 전부터 협의에 조율을 거쳤던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그리고 올해 하노이 회담보다 준비하는 시간은 훨씬 적었지만 역설적으로 회동 시간은 더 길었던 셈입니다. 대신 각본 없는 드라마였던 만큼 취재진도 그렇고 경호, 또 의전 담당자들 모두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바빴습니다.

역사적인 현장의 어수선했던 뒷모습을 박하정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자유의집 문밖으로 나가기 직전, 문재인 대통령이 동선을 얘기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 악수 한 번 하시고… 넘어가시고.]

워낙 급히 일정이 잡히다 보니 최종 단계에서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의 동선을 재확인해주는 장면까지 연출됐습니다.

의전과 경호, 언론의 취재 동선이 사전에 협의돼 물 흐르듯 진행돼야 하는 국가 정상들의 회동.

그러나 어제 판문점에서는 짜여진 동선이랄 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멈추세요, 멈추세요!]

특히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문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포토라인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남북미 경호원들과 취재진이 한데 엉키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뒤로 물러서 주세요!]

세 나라 경호원들이 원을 만들어 정상들을 둘러싸야하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혼란은 자유의집 안에서도 마찬가지. 미처 진입하지 못하고 있던 공동취재단을 뒤늦게 찾으면서 취재진이 허겁지겁 회담장으로 달려가기도 했습니다.

[(미국 공동취재단!) 어느 쪽으로 가나요, 어느 쪽으로?]

북미 정상이 나란히 앉았던 환담장 뒤편 국기도 구김이 있는 데다 바닥에 닿을 듯 늘어지기까지 해 준비가 얼마나 급히 됐는지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의전과 격식에 매이지 않은 일종의 비정상이었지만, 답답하게 막혀 있던 북미 관계에 숨통을 틔워준 파격이었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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