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도 안 했는데 "학생회비 안 내면 강의실 찾아간다"

<앵커>

대학교에 입학하면 학생회비 고지서를 받습니다. 요즘 신입생들에게는 꽤 부담되는 액수인 데다 학생회비 횡령 사건도 잇따라서 안 내는 학생이 많은데 이러다 보니 일부 대학에서는 독촉 전화나 문자를 보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학 신입생 자녀를 둔 김 모 씨는 개강 전까지 학생회비 20만 원을 내라는 안내문을 받았습니다.

대학 점퍼, 간식 제공 각종 행사 참가 등의 명목입니다.

[대학 신입생 학부모 : 안 내면 강의실에 찾아간다거나 전화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입학도 전에 왜 무조건 20만 원을 내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가요.]

학생회비는 등록금과는 별도의 항목으로 의무 사항은 아닙니다.

그런데 주요 대학의 학생회비 납부액은 해마다 크게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조수현/대학 신입생 : 처음 대학 생활 시작하면서부터 부모님한테 손을 벌리기가 조금 미안한 마음은 크죠.]

빈번한 학생회비 횡령 사건도 불신을 키웠습니다.

최근 서울의 한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가 수백만 원을 횡령했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대학 신입생 : 학생회비가 약간 불투명하게 사용되는 그런 기사도 보고, 그러다 보니까 약간 내기가 꺼려지죠.]

학생회는 비상입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미납 신입생들에게 독촉 전화를 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학생회 관계자 : 과 점퍼라든지 아니면 과 엠티 같은 것에 대해서 참여에 제한이 될 수 있고요.]

SNS를 통해 납부를 호소하거나 회계 감사 규정을 만들어 설득하고 있습니다.

[손인규/건국대학교 총학생회 부회장 : 중앙감사소위원회를 설치해서 총학생회비를 쓰는 단체들, 총학생회라든지 단과대학생회, 각 자치기구들은 감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출 투명성을 높이는 일이 시급한데 학생회비 납부액이 감소할수록 학생의 자치 활동폭이 줄어들 거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전경배, 영상편집 : 황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