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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 출국금지한 경찰…20억 사기 피의자는 해외로 당당 도피

<앵커>

수십억 원대 투자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피의자가 출국 금지가 내려진 가운데서도 유유히 해외로 빠져나가 잠적했습니다.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의 경위를 따져봤더니 경찰이 엉뚱하게 이름 석 자만 같은 전혀 다른 사람을 출국 금지시킨 겁니다.
 
원종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58살 전 모 씨는 지난 2016년 개인 간 대출 중개 사이트를 차려 250여 명으로부터 20억여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올해 초부터 약속했던 투자 수익을 받지 못하자 전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중개업체의 등기상 대표 홍 모 씨와 실질 운영자 전 모 씨를 입건하고 이들에 대해 지난 4일 출국 금지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일 전 씨가 돌연 사라졌습니다. 출국 금지가 됐다는 데도 일본으로 출국한 뒤 잠적한 겁니다.

알고 보니 경찰이 전 씨와 이름 석 자만 같고 전혀 다른 사람에 대해 출국 금지를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기 피해자 : 수사에도 다 순서가 있다. 기다려 달라. 계좌추적 중이다. 그러면서 그 사람을 한 번도 안 만난 거예요. (피의자는) 인천공항 통해서 일본으로 당당히 나갔어요.]

경찰은 피해자들에게 피의자와 동명이인인 전 씨의 사진을 보여준 뒤 확인을 받아 출국 금지를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사기 피해자 : 아니 그거는 말이 안 되는 게 자기네들이 조사를 해야지 사람 한 번 얼굴 보고 그거 갖고 판단한다는 건 말도 안 되죠.]

사건 담당 경찰은 피해자의 인터넷 카페에 다른 사람을 출국 금지시킨 것에 대한 사과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잠적한 피의자 전 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경보 발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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