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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서 일어난 '택배 전쟁'…업체-주민 입장 들어보니

<앵커>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매일 택배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상에 차량 진입을 막는 이른바 차 없는 아파트인데 주민들과 배송 업체 사이 감정 섞인 대립이 이어지면서 도로에 택배가 쌓이고 있습니다.

배정훈 기자가 현장취재 했습니다.

<기자>

1천 6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주차장. 택배 차량에서 내려진 물건이 수북한데 택배기사는 배달할 생각을 안 합니다.

[택배 기사 : 오늘은 그렇게 (집집 마다 배달을) 못해서 와서 가져가시는 분에 한해서만 전달이 돼요.]

매번 택배를 직접 날라야 하는 주민도 불만입니다.

[이은영/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 저처럼 이렇게 아기를 안고 있는 사람들은 진짜 작은 거 하나 들고 오기도 힘들어요.]

이런 일은 벌써 열흘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주민이 원래 차 없는 단지로 설계된 만큼 지상에 택배 차량이 다니지 못하도록 한 겁니다.

지난 2월 후진하던 택배 차량에 어린아이가 치일 뻔한 일이 발단됐습니다.

지상에서 카트로 물건을 배달하라는 데 택배기사는 그럴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택배 기사 : (택배 하나당) 부가세 포함해서 900원? 800원 정도 받죠. 여기 하루종일 걸어 다니면, 하루종일 5만 원 버나? 5만 원 안 될 걸요 아마.]

주민은 그러면 택배 차량이 지하주차장으로 다니면 된다지만 이번엔 택배업체가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이렇게 택배 기사가 택배를 넣어놓으면 주민이 가져갈 수 있는 무인택배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높이가 너무 낮아 일반적인 택배 차량은 진입할 수조차 없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는 2.3m만 넘으면 되지만 탑차 형태의 택배 차량 높이는 2.5m 이상입니다.

높이가 낮은 택배 차량을 쓰면 될 일이라고 주민은 반박합니다.

[예비 입주자대표 : (낮은)저상차 도입을 요청한 지역이 다산신도시 이곳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 과정마다 대형 택배사들이 이런 대기업의 횡포라고 볼 수 있는 택배 배송거부라든지 택배 좌판을 벌인다든지.]

최근 차 없는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이런 일은 어디서든 생길 수 있습니다.

택배 차량을 저상차량으로 교체하거나 한곳에 모인 택배를 별도 인력이 집에 가져다주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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