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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에버랜드 땅 가치 부풀리기…합병 찬성 여론 노렸나

<앵커>

그런데 이 직후에 삼성 쪽에서는 이 땅이 앞으로 금싸라기가 될 거라면서 홍보에 나섭니다. 회장 일가 재산을 최대한 비싸게 보이게 만들어서 합병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만듭니다.

정명원 기자입니다.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전까지 대부분 증권사는 용도 변경이 되면 에버랜드 땅 가치가 3, 4조는 된다는 장밋빛 보고서를 쏟아냅니다.

용도 변경은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일로 녹지가 많은 에버랜드 주변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보고서를 낸 증권사 대부분은 제일모직 최대주주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에 찬성한 보고서도 냈습니다. 반대한 곳은 한 곳에 불과했습니다.

[김철범/전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금융기관들에게는 삼성그룹이 최대 고객입니다. 삼성 의견에 따라줘야 되는 상황에서. 에버랜드 자산 가치를 부풀려야겠습니까? 줄여야겠습니까? 어떤 방식으로든 찾아내야지만 가까스로 그 가치를 맞출까 말까인데…]

삼성도 에버랜드 땅 가치 부풀리기 작업에 나섰습니다. 합병을 결정한 주주총회를 보름 앞둔 시점, 에버랜드에 테마파크 호텔을 지어서 체류형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용인시와 함께 발표합니다.

삼성 측은 이 공사를 삼성 물산이 맡기 때문에 합병 시너지도 생긴다고 밝혔습니다.

[윤주화 당시 제일모직 사장/긴급 기업설명회 (15년 7월 1일) :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빨리 합병을 해서 양사의 시너지를 통합시켜서 성장 모멘텀을 만들고 성과를 극대화 시키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런데 합병이 통과된 지 불과 넉 달 뒤, 에버랜드는 이 테마파크 호텔 건설 계획을 돌연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테마파크 호텔 부지는 매화단지로 변경한다고 바꿉니다.

합병하면 엄청난 매출 증대가 있을 것이라고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영 악화, 호텔 공급 과잉'을 이유로 계획을 취소한 겁니다.

에버랜드 땅 가치를 부풀린 증권사들의 장밋빛 보고서, 합병 전 땅 가치를 띄운 뒤 합병 성공 후 취소한 에버랜드 테마파크 호텔 계획, 그 뒤엔 합병 찬성 여론을 노린 삼성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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