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악습 '태움' 원인은 간호사 인력 부족…병원은 '모른 척'

<앵커>

간호사 사회의 고질적인 악습, '태움'의 실태를 어제(4일) 짚어봤습니다. 이런 괴롭힘이 근절되지 않는 원인은 간호사 인력 부족 때문인데, 병원 내 간호사 정원을 규정한 법 조항조차 수십 년째 무시되다 보니 업무가 과중하고 그에 따른 피로와 짜증이 태움으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간호사들은 대학생 실습 때부터 태움에 익숙해진다고 말합니다. 병원에서 실습하는 동안 간호 업무를 방해하지 않도록 투명인간처럼 서 있기 일쑤라는 겁니다.

[현직 간호사 : 간호사들이 너무 바쁘기 때문에 학생 때부터 저희는 군기가 잡혀 있어요. 눈치도 엄청 봐야 하고. '눈치 없다', '센스 없다' 이런 얘기도 듣기도 하거든요 간호사들한테.]

사실상 태움은 실습 과정에서부터 학습됩니다. 간호사가 된 뒤에는 다른 후배에게 또 태움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런 태움의 악순환은 간호 인력 부족이 큰 원인입니다. 우리나라 임상 간호사 수는 인구 1천 명당 5.9명으로 OECD 하위권입니다. 간호사 1명이 환자 16명을 돌봐야 해 업무 부담이 미국의 3배가 넘습니다.

1962년 처음 의료법에 규정된 간호사 정원은 50년 넘게 그대로입니다. 그나마도 정원을 지키는 병원은 많지 않은 현실. 인건비는 가능한 줄이고 수익성 있는 의료기기에 투자를 늘리기 때문입니다.

[조성현/서울대 간호대학 교수 : 1962년에 만들어진 이래 (정원 위반으로) 업무정지를 당한 병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료법 위반을 한 의료기관에 대해 정말 강력한 법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부족한 간호 인력과 과중한 업무. 그에 따른 괴롭힘의 재생산. 간호사 면허를 받고도 전체 간호사의 절반이 병원을 떠나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제 일,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형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