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더위도 더위지만 가뭄도 상황이 심각합니다. 농사철에 가뭄이 길어지면서 밭작물이 시든 채 타들어 가고 있고 논에는 물을 대지 못해서 아예 모내기조차 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용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물이 바짝 마른 충남 서산의 한 논입니다. 모내기를 하려면 물을 대 논을 삶아야 하지만 잡초만 무성합니다. 비 올 기미조차 없자 하는 수 없이 우물까지 팝니다.
[김정철/농민 : 물도 못 대고, 지금 언제 심을지도 기약이 없는 상태입니다.]
밭에 심은 고구마 모종은 가뭄에 시든지 오래입니다. 쉴새 없이 물을 뿌려줘도 좀체 싱싱해지지 않습니다.
20년 전 바닷물을 막아 만든 간척지는 더 심각합니다. 물이 부족하다 보니 논바닥에서 소금기가 올라와 모내기조차 못 할 상태입니다.
논에 가둔 물속 염분농도는 3천3백ppm, 모내기에 알맞은 1천5백ppm에 비해 두 배나 높습니다. 짠물에 모를 심으면 대부분 그대로 죽습니다.
[남진우/농어촌공사 보령지사 계장 : 기본 간척지 내에는 염분이 항시 상존하고 있습니다.]
가뭄이 심할 때마다 염분 피해를 입고 있는 이곳 간척지의 규모는 6백50여 헥타르에 이르고 있습니다.
물을 공급해야 할 보령댐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저수율은 예년의 3분의 1도 안 되는 11%, 하루 11만 5천 톤의 금강물을 끌어오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전국 다목적댐의 강우량은 예년 대비 60% 수준에 불과해 농사철 가뭄 피해 확산이 걱정입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