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강릉 마을 순식간에 삼킨 산불…밤내내 불안에 떤 주민들

<앵커>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은 메마른 대지를 타고 순식간에 번지면서 민가 수십 채를 집어삼켰습니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G1 최돈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야산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인근 마을을 덮친 시각. 집과 학교에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대피합니다.

[근처 대학교 관계자 : 연기가 엄청나게 났어요. 다행히 마스크가 학교에 있어 마스크를 착용시키고, 뛰어서 교문까지 와서 교문에서 차를 탔어요.]

잠옷 차림으로 뛰쳐나온 사람, 장화를 신은 채 망연자실해하는 사람. 백발의 어르신은 홀로 울음을 삼킵니다. 불이 집으로 옮겨붙지 않게 연신 물을 뿌려보지만, 겁에 질린 표정이 역력합니다.

화마가 민가 수십 채를 집어삼키면서 주민 수백 명이 인근 초등학교 등지로 긴급 대피했습니다.

임시 대피소에 모인 주민 250여 명은 불안과 걱정으로 뜬 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무작정 집 밖으로 도망쳐 나온 주민들은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습니다.

[최복수/이재민 : 불길이 넘어오니까 우리 같은 노인들은 힘드니까 이장님이 얼른 태워서 여기 데려다 놨죠. 집은 어떻게 된지 모르죠.]

가재도구 하나 건지지 못하고 반려견만 데리고 나온 유동희 할아버지도 애써 기운을 내보려 하지만 금세 목이 멥니다.

[유동희/이재민 : 집 뒤까지 불이 오기 때문에 강아지 데리고 맨발로 나왔지. 어디로 갈지 모르겠어요. 갈 데가 없어요.]

화마는 지나갔지만, 화마가 남긴 상처는 쉽게 아물 것 같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 박종현·심덕헌·홍성백 G1)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