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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축사 노예' 만득 씨, 49세 늦깎이 초등생 첫발

<앵커>

19년 동안 무임금으로 강제노역을 당했던, 이른바 축사 노예 사건의 피해자, 일명 만득 씨가 늦깎이 초등학생이 됐습니다. 잃어버렸던 이름도 되찾고 감췄던 얼굴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CJB 구준회 기자가 입학식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어린 초등학생들 사이로 특별한 신입생이 입학식 단상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세상을 놀라게 했던 축사 노예 사건의 피해자 고영수 씨입니다.

동기생과의 나이 차이는 무려 41살.

19년 동안 밤낮없이 강제노역에 시달리면서 제대로 된 교육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고영수/49세, '축산노예' 사건 피해자 : (선생님 오늘 입학하셨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좋아요.]

입학식 내내 긴장하던 고 씨는 난생처음 교과서를 받아들고 비로소 미소를 짓습니다.

[(이게 뭐예요?) 사과 (아, 잘하네)]

극적인 구출 이후 가족과 상봉한 고영수 씨는 현재 장애인 희망일꿈터에서 일하며 어두웠던 기억들을 점차 지워내고 있습니다.

[김정선/고 씨 후견인 : 여럿이 일하고 점심도 먹고 하니까 굉장히 많이 밝아졌어요. 그리고 지금도 공장에 가야 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초등학생이 됐지만 고 씨는 조금 특별한 교육과정을 밟게 됩니다.

등교 대신 교사가 고 씨의 직장을 직접 찾아가 가르치는 것입니다.

장애 완화와 직업교육을 포함한 사회적응 맞춤형 통합특수교육과정인데 초등학생으로는 고 씨가 전국에서 처음입니다.

20년간 어둠 속에 있던 만득이, 이제 초등학생 새내기 고영수로 조심스러운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영상취재 : 이천기 C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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