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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해임 지시" 정황…말 바꾼 김종덕

<앵커>

차은택 씨의 후임으로 지난 4월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당시 두달도 안돼 본부장직을 사임했습니다. 갑작스런 퇴진에 대해 국회청문회에선 상반된 주장들이 제기됐는데 김종덕 당시 문체부장관이 대통령의 지시라며 해임을 통보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긴 음성파일을 SBS가 입수했습니다.

김정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5월 23일 오후 5시쯤 서울 문체부 장관 사무실에서 당시 김종덕 장관과 여명숙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나눈 대화입니다.

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해서 여 본부장 거취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합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다름이 아니라 점심때 대통령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문화창조융합본부 어떻게 할 거냐고 상의하시려고 전화를 하신 거 같아. 저는 조금 시간 두고 볼까 했는데 반대하시더라고.]

해임 지시를 할 때 박 대통령의 심리 상태까지 묘사했습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대통령께서 잘 일하고 있는 사람 데려놓고 괜히 이걸 시켜놓고 또다시 돌려보내라 하니 마음에 걸리셨던 모양이야.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하고 끊었는데 일단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아.]

이 대화 1주일 뒤 여 위원장은 사임했습니다.

그런데 김 전 장관은 지난 15일 최순실 국정농단 4차 청문회에서, 자신이 대통령의 해임 지시를 통보했다는 여 위원장의 청문회 증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이용주/국민의당 의원 : 여명숙 위원장이 청문회장에서 위증이나 거짓말을 했다는 겁니까?]

[김종덕/전 장관 :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녹취된 대화 내용을 전해 주자 김 전 장관은 말을 바꿉니다.

[김종덕/전 장관 : 청와대하고 협의해서 결정 났다는 걸 얘기했을 수는 있어요. 근데 VIP께서 전화를 직접 하신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얘기했을 것 같지 않은데….]

여 위원장은 전임자인 차은택 씨의 문화창조융합본부 운영에 대해 자신이 여러 차례 문제 제기하고 감사까지 요구했던 것이 해임된 이유라고 주장합니다.

[여명숙/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 제일 큰 문제가 범죄혐의가 있어 보이는 행정들이 곳곳에 있었고, 그걸 통해서 혈세가 새는데 (김 전 장관은) '일언지하'에 감사할 의지가 없다고 하셨죠.]

여 위원장은 각종 사업계획서와 영수증, 부실한 행정 절차를 검토한 결과, 차은택, 김종덕 그리고 청와대가 한 팀으로 움직였다고 생각한다고 청문회에서 주장했습니다.

여 위원장의 문제 제기를 거추장스럽게 여겨 해임한 것인지 특검팀의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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