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기의 클린턴…'최순실 게이트' 연상

<앵커>

미국 대통령 선거는 FBI의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방침이 발표된 이후 요동치고 있습니다. 두 후보의 격차는 박빙의 수준으로까지 좁혀지고 있는데 클린턴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최순실 사건과 닮은 꼴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 김우식 특파원입니다.

<기자>

FBI의 재수사는 클린턴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애버딘에서 비롯됐습니다.

애버딘의 전남편이 미성년자와 음란 메시지를 주고받은 이른바 '섹스팅'을 수사하는 도중, 함께 썼던 컴퓨터에서 클린턴의 이메일이 대거 발견된 것입니다.

애버딘은 1996년 대학생 시절 백악관 부속실 인턴으로 힐러리 클린턴과 인연을 맺습니다.

이후 상원의원, 국무장관 비서실을 거쳐 현재 선대위 부위원장으로, 일정을 잡고 연설문을 검토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클린턴 스스로 또 하나의 딸이 있다면 애버딘이라고 말할 만큼 절대 신임하고 있어 더욱 충격이 큽니다.

[트럼프/美 공화당 대통령 후보 : 고마워 후마 애버딘, 잘했어.]

최측근의 컴퓨터에서 공적인 정보의 유출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클린턴과 박근혜 대통령 모두 무책임하게 공문서를 다뤘고, 수십 년간 알고 지낸 최측근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점, 그리고 두 측근 모두 연설문에 손을 댔다는 점도 유사합니다.

하지만 공적인 자리에서 검증을 받아가며 일해 온 애버딘과 달리 최순실은 장막 뒤 비선실세로 권력을 휘둘렀다는 것은 두 사건의 분명한 차이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