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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 밀어닥친 마린시티…조망권이 '화' 키웠다

<앵커>

이번 태풍이 지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곳 중의 하나가 부산 마린시티입니다. 산더미같은 파도가 방수벽을 넘어 바다에 인접한 초고층 건물로 밀어닥치는 모습은 공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높은 파도에 무용지물이었던 이 방수벽이 바다를 봐야한다는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당초 설계 높이의 반밖에 쌓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거센 해일성 파도가 방수벽을 넘어 쉴새 없이 들이닥칩니다.

파도는 해안도로는 물론 초고층건물이 밀집해 있는 인접도로로 마구 흘러들어옵니다.

해안 도로변을 따라 형성돼 있던 초고층건물 상가를 덮치고, 달리던 차량들도 종이배처럼 휩쓸려 사라집니다.

[피해운전자 : 파도가 3층 4층 높이로 와 가지고 내 차를 완전히 덮치더라고요. 덮치니까 이 차가 장난감처럼 움직이더라고요.]

도로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움푹 팼고, 보도블록 잔해로 뒤덮였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설치한 높이 1.2m 높이의 해안방수벽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애초 2배 이상 높이려 했지만 바다 조망권을 가린다는 주민 민원이 제기되면서 높이를 낮췄습니다.

예고된 인재였던 셈입니다.

[양미숙/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 조망권과 생명이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따졌을 때 그 책임을 방기한 행정당국의 책임이 따를 수 있죠.]

조망권을 두고 입주민들의 의견은 여전히 갈립니다.

[상가 업주 : 탁 트인 바다 공간을 보고 산책할 수 있는 그리고 또 영화의 거리를 만든 이유도 그것을 다 같이 공유하고자 만든 것이기 때문에….]

[손석영/마린시티 입주민 : (방수벽을) 조금 더 쌓았으면 좋겠어요. 바다가 안 보이더라도. 보고 싶으면 이 앞으로 나오면 되잖아요.]

해안 방수벽과 초고층건물 사이의 거리는 불과 40여 m.

부산시는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마린시티 앞 해상에 예산 655억 원을 들여 해상 방파제와 완충공간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개발이익은 민간사업자가 이미 독식하고 부촌인 마린시티를 보호하기 위해 또다시 거액의 혈세를 투입하는 데 대한 반감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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