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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 속 과학…공격수 '웃음', 골키퍼 '울상'

<앵커>

이번 올림픽 축구 종목 공인구 에레조타입니다. 리우 데 자네이루의 첫 철자인 R과 J를 포르투갈어로 읽을 때 나는 발음에서 따왔는데요,

이 공에 숨겨진 공기역학의 비밀을 장세만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에레조타와 6년 전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 로봇이 같은 힘으로 동시에 차면 어느 쪽이 먼저 골대에 꽂힐까요?

제조사의 실험 결과 20m 거리를 자블라니가 1.33초 걸린 반면, 에레조타는 1.18초 걸려 11%나 시간이 단축됐습니다.

[송인학/고려대 축구부 : (에레조타는) 가볍고 탄성이 좋아서 더 멀리 날아가는 느낌과 더 강하게 날아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빨라진 속도의 비밀은 공을 감싸는 겉감의 조각 수에 있습니다.

폴리우레탄 8조각을 이어붙여 만든 자블라니에 비해 에레조타는 6조각에 불과해, 완전 구체에 더 가깝습니다.

[최규정/한국스포츠개발원 운동역학 박사 : (공이 완전 구형이 될수록) 공기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원래 의도된 방향으로 정확하게 이동이 되는 것입니다.]

1970년 32조각이나 됐던 축구 공인구의 겉감 조각 수는 불과 40년 만에 1/5 이하로 줄었습니다.

에레조타 표면의 미세하게 튀어나온 돌기에도 공기역학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표면이 매끄러운 공은 날아가는 방향 뒷면에 진공화 현상이 발생해 속도를 떨어뜨리는 반면, 골프공처럼 표면에 홈이 패인 공은 소용돌이 현상이 발생하며 진공화를 막아 공의 속도를 끌어 올려줍니다.

공 표면의 무수한 미세 돌기 덕분에 볼 콘트롤이 더 정확해지고 스핀도 강력해져서 골키퍼에겐 그만큼 더 위협적입니다.

부폰과 세자르 등 세계적 골키퍼들은 새 공인구가 나올 때마다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호하는 대중에 맞춰 공인구가 진화하면서 공격수와 골키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오세관, VJ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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