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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순간, 집에서 맞고파' 이별준비

<앵커>

슬프지만 어쩌면 당연한 소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병원이 아니라 집에서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는 것 말이지요. 한 조사에서 성인 남녀의 57.2%는 집에서 임종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인간답게 세상과 이별하고 싶다는 이런 분들을 위해서 가정 호스피스 제도가 도입된 지 넉 달이 지났는데, 가정에서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을 안서현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기자>

인천의 한 단독주택, 87살 김복단 할머니가 26년째 사는 집입니다.

석 달 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나와 정든 집에서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김복단/87세, 가정호스피스 환자 : (요즘에는 안 아프시죠, 많이?) 네, (속이) 덜 부대껴.]

일주일에 2번가량 전담 의사와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팀이 찾아와 증상을 관리합니다.

의료 처치만 받는 게 아닙니다.

처녀 때 불렀던 노래를 흥얼거리고

[음악치료사 : (남편분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남편은 한 동네에서 연애했지.]

사랑하는 가족과 정든 이웃들을 만나며 이별을 준비합니다.

[내 마음에서 이런 좋은 일이 있구나. (가정 호스피스를 통해) 많이 힘을 얻은 것 같아요.]

7년 전 의료기기들만 가득한 병실에서 남편을 떠나보낸 게 한이 됐습니다.

[문준호/김복단 씨 아들 : 아버님처럼 (집에 못 오고) 돌아가실까 봐, (어머니가) '난 집에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가정 호스피스 시범 서비스가 시작된 뒤 넉 달 동안 이용자가 4백 명을 넘었습니다.

[김대균/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 : 호스피스는 사람이 사람답게 생의 마지막 과정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의료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여러 가지 측면이 복합적인 돌봄이어야 됩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 기관이 전국적으로 21곳에 불과하고, 부산과 충남 등에는 단 1곳뿐입니다.

현실에선 가족들이 24시간 돌볼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간병인을 고용할 때 건강보험 혜택이 없는 점도 가족들에겐 부담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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