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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두 인생 산 소매치기 노인…기막힌 전말

<앵커>

한 70대 여성이 시장에서 소매치기를 하다가 붙잡혔는데, 이 여성에게는 절도 전과만 무려 38건이 있었습니다. 행정 착오로 얻은 두 개의 이름을 번갈아 사용해가며 범행을 저질러 온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남대문 시장, 한 노인이 여성 뒤를 바짝 쫓아갑니다.

여성이 물건을 보는 사이 스카프로 여성의 핸드백을 가리고 지갑을 꺼내 사라집니다.

[절도 피해자 : 그 순간에는 몰랐고요, 가방을 열려고 하는데 지갑이 없어서 '어머, 나 지갑 없어졌어요' 막 그랬죠.]

경찰은 추적 끝에 이 소매치기 노인이 72살 조 모 할머니라는 걸 확인했는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 노인을 조 모 씨가 아닌 김 모 씨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던 겁니다.

경찰이 노인을 붙잡아 열 손가락 지문까지 비교해보니 호적상 두 개의 이름을 가진 동일인인 게 확인됐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고아가 됐다가 1961년 입양돼 조 씨로 호적에 올랐는데, 1983년 남북 이산가족 찾기에서 친부모 김 모 씨를 극적으로 만났습니다.

이후 친부모가 호적에 올렸지만 원래 조 모라는 이름을 말소 신청하지 않아 두 호적이 그대로 유지됐던 겁니다.

[대법원 관계자 : 하나의 호적하고 또 하나의 호적이 동일한 사람의 것이다, 그때는 본인이 (말소) 신청을 하셔야 법원에서 판단을 하게 됩니다.]

이후 두 개의 이름을 번갈아 활용해 가면서 범행에 악용했습니다.

[강명구/서울 남대문경찰서 강력팀장 : 조모 씨가 집행유예 기간이거나 누범 기간이면 자신을 김 씨라고 밝혀 (김 씨 신분으로) 입건됐고, 그러다 보면 형을 좀 적게 받고 그걸 이용했었고….]

경찰은 두 개의 호적 중 하나를 말소해 달라고 행정자치부에 의뢰할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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