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통은 해안가 절벽에 사는 야생 매가 아파트 베란다에 둥지를 틀고, 새끼들을 키워서 화제입니다. 반갑긴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매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JIBS 하창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베란다에 야생 매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어미 매가 이 아파트를 찾은 건 지난 4월이었습니다.
70여 일 동안 알을 낳고 새끼 매 3마리를 키워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둥지를 떠나는 이소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전상균/제주시 한림읍 : 천연기념물이라고 해서 신기했고 알이 부화해서 자라는 과정을 보는 게 많이 신기했습니다.]
천연기념물인 매는 해안이나 섬 지역 가파른 절벽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아파트 베란다에서 산란한 것은 국내에선 매우 드문 일입니다.
[김은미/조류전문가,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 황조롱이나 새오리 같은 경우는 아파트 베란다나 다리 교각 같은데 둥지를 틀었던 사례들이 있는데 이번 매 같은 경우는 아마 우리나라에서 첫 사례로 보고될 것 같습니다.]
야생매 서식 공간이던 중산간 파괴가 큰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집중됐고, 타운하우스 형태의 주택이 중산간 곳곳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아파트 베란다가 야생 매에게 더 안전한 곳이 돼 버린 것입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 JI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