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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블록 걷어 '빌딩 앞 감자밭'? 난감한 속사정

<앵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한 상가 건물 앞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누군가가 이렇게 감자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 감자밭 때문에 사람 오가는게 힘들어지고 당연히 상가에 입주한 가게들의 매출도 뚝 떨어졌습니다.

도대체 누가 무슨 권리로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생생리포트에서 정혜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도 한복판에 울타리가 쳐져 있고 그 안에선 감자가 자라고 있습니다.

싹이 난 감자 주변에는 쓰레기까지 방치돼 있습니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한 상가 건물 앞에 난데없는 감자밭이 등장한 건 지난 1월입니다.

수년 전 상가를 분양한 건물주가 주차장과 보행자 도로로 사용되던 이 땅을 최근 경매에 처분하자 새 땅 주인들이 나타났습니다.

새 땅 주인들은 인도의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감자를 심었습니다.

70여 평 규모의 이 땅이 행정구역상 '농지'에 해당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십여 년 전 화성시가 건물 앞 도로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원래 땅 주인이었던 건물주는 입주자들에게 상가를 분양하면서 건물 앞 인도 부분은 계속 갖고 있었습니다.

인도가 농지여서 개발보상금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건물주가 이 땅을 전문 경매업자에게 팔았고, 새 땅 주인들은 농지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려고 감자를 심은 겁니다.

건물 입구에 감자밭 울타리가 있다 보니 상가 입주민들은 울상입니다.

[상가 입주자 : 너무나 황당하고 저희는 죽을 지경입니다. 평상시보다도 반 이상 매출이 떨어져 나갔고.]

그렇지만 땅 주인은 누구나 이용하는 인도로 사용하다간 농지로 인정되지 않아 보상금이 깎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토지 소유자 : 자기들 생존권 충분히 이해해요. 그런데 그분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나는 손해 보는 거고. 우리는 우리 재산을 지키는 거고 당신은 당신 재산을 지켜라.]

화성시는 문제의 땅이 사유재산인 만큼 감자밭을 없애라고 할 수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권은상 팀장/경기도 화성시청 도로과 : 집행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안 되기 때문에 여러가지 우선순위나 수혜도 좀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화성시가 적극적으로 이해관계 조정에 나서줄 것을 주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김명구·정상보,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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