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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리고 보험 깨고…불황 모르던 거제의 눈물

<앵커>

이렇게 구조조정이 추진 중인데 산업현장에서는 이미 실직과 임금 체불 쓰나미가 덮쳤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대규모 실직 사태가 일어날 거란 공포에 거제를 비롯한 조선소 밀집 지역의 민심이 흉흉합니다.
 
송성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망치 소리와 용접 소리가 사라진 조선 협력업체.

지난해 11월 법정 관리에 들어간 뒤 직원 5백여 명이 썰물처럼 떠났습니다.

남아 있는 55명 가운데 40여 명도 이번 달 말 회사를 그만둡니다.

[협력업체 직원 : (법정관리인이) 뭐하러 나오나. 할 일도 없는데. 이런 식으로 자꾸 얘기하고 밥도 안 주고 전기도 끊어버리고.]
 
월급 받지 못한 게 벌써 5개월째입니다.

세 자녀를 둔 A씨는 급한 대로 은행 대출을 받아 생계비로 쓰고 있습니다.

[협력업체 직원 : 내년에 대학갈 아이도 있고 애들이 3명이 되다 보니까 1천만 원 정도 대출 내서 쓰고 있어요.]

은행 대출도 어려운 근로자들은 보험까지 깨고 있습니다.

보험사 한 곳의 경우 거제와 통영지역 보험해약 건수가 지난해 월평균 3~4백 건에서 올 들어 5백 건 안팎으로 늘었습니다.

만약에 대비할 여유가 실직 근로자들에겐 없는 겁니다.

[협력업체 직원 : 생활이 어렵다, 우리는 학원을 안 보낸다. 보험을 깼다. 이런 얘기는 당사자들끼리 모여서 하죠.]

올 1/4분기 거제와 통영, 고성에서 발생한 체불 임금은 100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2천 명에 이르는데 큰 조선사에서 하청받아 일하는 근로자들입니다.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는 일감이 사라지는 6월부터 인력 감축의 회오리가 몰아칠 거란 우울한 전망도 나옵니다.

[조현우/대우조선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 : 6월부터 12월까지 해양플랜트가 인도되는 시점에서 (실직자가) 대우조선해양이 1만 명, 삼성중공업이 1만 명, 약 2만 명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라는 말에 그동안 불황을 모르던 근로자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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