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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부한 헌 옷 어디로?…이웃돕기 효과 미미

<앵커>

지금 보시는 헌 옷 수거함. 서울에만 1만 3천 개가 있을 정도로 우리 주변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어제(23일) 뉴스에서 노숙자들을 위해 헌 옷을 걸어두는 이란의 '친절의 벽'을 소개해드렸는데 우리나라에선 어떨까요? 수거함에 모인 헌 옷들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되는 게 아니라 보시는 것처럼 폐지나 고철처럼 거래되고 있습니다. 헌 옷 수거 업체들은 수익의 40%까지 기부금 명목으로 내는데, 수익이 줄면서 불우이웃에게 돌아가는 몫까지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성엽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길거리 의류함에서 헌 옷을 수거한 트럭이 창고로 들어옵니다.

한 트럭 가득 싣고 왔지만 재활용할만한 옷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수거 업체 : 2톤에서 3톤 정도 쌓이게 되면 이것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무역회사에 저희가 물건을 냅니다.]

헌 옷은 대부분 해외로 수출되고, 상태가 좋은 일부만 국내 중고시장으로 나갑니다.

수거 업체들은 헌 옷 사업 수익의 10에서 40% 정도를 기부금 명목으로 관할 구청에 내는데, 그 액수가 기대를 크게 밑도는 수준입니다.

[구청 공무원 : (1년 동안) 이익이 319만 원이 나와서 200만 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냈어요. (이게 (두 곳을) 합쳐서 360만 원이란 말이죠?) 그렇죠. 합쳐서….]

최근 헌 옷 수출 시장이 위축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수거 업체 : 킬로그램당 700원, 800원까지도 가는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 현재는 300원에서 350원?]

[수출업체 : (왜 이렇게 (가격이) 자꾸 떨어집니까?) 중국이 갑자기 (수입을) 막아버렸어요. 자국에서 수출을 하겠다고.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서울시 내 헌 옷 수거 사업권의 상당수를 장애인단체와 보훈단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됩니다.

이 단체들은 수익의 일부를 받는 조건으로 다른 업체에 하청을 주는데, 그만큼 하청 업체의 수익이 감소해 기부금 액수도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서울시 일부 구청에서는 직접 수거 업체와 계약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채철호, VJ :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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