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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하시는 거세요?" 과잉 친절이 부른 '씁쓸함'

<앵커>

"커피 나오셨습니다", "사이즈가 없으세요."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젠 익숙해져 버린 잘못된 표현들입니다. 이런 높임말이 잘못됐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좀처럼 고치지 못하는 건, 결국 지나친 친절 경쟁 때문입니다. 어떻게 해야 바뀔 수 있을까요?

최재영 기자가 생생 리포트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한 커피 전문점입니다.

정말 돈이 사람보다 더 귀한 존재가 된 걸까요?

가격에 존칭이 붙습니다.

[커피 전문점 직원 : 1천 500원 맞으시고요. 앉아계시면 준비해 드릴게요.]

아무 데나 존칭을 붙이다 보니, 이젠 존칭의 대상조차 헷갈리기 일쑤입니다.

[(주문하신 케이크) 포장하시는 거세요?]

포장하시는 분은 종업원일 테니, 스스로를 존대하는 셈입니다.

다른 커피 전문점에선 심지어 화장실도 존대 받습니다.

[(화장실은 있어요?) (화장실은) 왼쪽으로 돌아가시면 있으세요.]

있어요나 있습니다라고 하면 될 것을 사물인 화장실을 사람인 양 '있으세요'라고 높인 것입니다.

이런 사물 존칭이 잘못됐다는 걸 모르는 게 아닙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튀어나온다고 말합니다.

[백화점 직원/20년 차 : 친절해야 한다, 친절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은연중에 사물에 대한 존칭이 튀어나오는 거고….]

고압적 태도의 손님과 마주치면 더더욱 그렇다고 합니다.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생/1년 차 : 나 아메리카노 아이스 한 잔, 따뜻한 거 한 잔, 얼마야? 이렇게 주문하시고. 그럴수록 더 신경 쓰이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사물 존칭까지 하게 되고….]

한 커피 전문점은 컵에 잘못된 사물 존칭과 교정 표현을 써놨습니다.

[고예지/커피 전문점 직원 : 어떻게 틀린 건지, 이렇게 사용하면 왜 안 되는 건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종업원과 손님이 함께 고민해보자는 건데, 잘못된 존칭 듣고 존대 받았다고 생각하는 일부 손님의 태도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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