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전의 현장에서 난민을 위해 노래하던 시리아의 '피아노맨'이 결국 난민 행렬에 합류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학살과 배고픔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카이로에서 정규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총성이 울려도 연주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공습을 피해 손수레로 피아노를 옮겨가며 연주했습니다.
이슬람 무장세력 IS가 피아노를 불태웠어도 전자 건반으로 노래했습니다.
아이함 아흐마드는 폐허와 죽음뿐인 시리아에서 희망의 키워드였습니다.
[집 잃은 이들이여, 돌아오세요. 당신의 야르묵은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시리아 난민에게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노래했지만, 결국 아흐마드 자신도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아흐마드의 페이스북엔 터키와 그리스를 거쳐 독일로 향하는 고된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시리아에선 먹을 게 전혀 없어 고양이까지 잡아먹어야 했다며 아내와 어린 아들을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 남겨둔 채 홀로 유럽행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이제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죽음을 무릅쓰고 가는 난민의 참상을 노래합니다.
[아이함 아흐마드/유럽행 여정 중 : 아, 위험한 바다에 남겨진 이들이여. 그들은 결국 숨졌네. 바다를 건너지 못했네.]
내전이 발발한 지 5년째지만,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과 IS의 학살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절반이 난민이 됐지만, 아직도 시리아에선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떠나는 난민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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