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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암살 모의가 '사기'? 모순에 빠진 검찰

<앵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암살하려 했다며 구속 기소한 피고인에게 검찰이 사기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거짓말을 해가며 활동비 명목의 돈을 챙긴 것이 사기에 해당한다는 건데 이러다 보니 애매한 모순에 빠지게 됐습니다.

이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찰은 지난 5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54살 박 모 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

북한 공작원에게 포섭된 김 모 씨와 황장엽 씨의 암살을 모의했고 지난 2009년부터 1년 동안 활동비 명목으로 2천500만 원을 챙긴 혐의입니다.

박 씨는 돈을 챙길 목적이었지 황장엽 씨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박 씨가 북한 공작원의 지령에 따랐다며 국가보안법을 적용했습니다.

그랬던 검찰이 오늘(21일) 박 씨에게 사기 혐의를 추가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박 씨가 외국인 킬러를 고용하겠다는 등 거짓말을 해가며 돈을 챙긴 것이 사기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박 씨의 행위가 사기라면 황장엽 씨를 암살할 의도가 애초부터 없었다는 거고, 이렇게 되면 국가보안법 적용이 애매해집니다.

또, 피해자가 북한 공작원이고, 챙긴 돈이 북한 공작금이라면, 사기 혐의 적용 또한 애매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박상혁/박모 씨 변호인 : 피고인을 사기죄로 처벌하게 된다면 북한공작금마저 보호하게 된다는 논리적 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사기 혐의를 추가한 이유에 대해 박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사기죄로라도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박 씨의 혐의들이 서로 충돌한다며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한 허가를 유보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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