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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전기 절약' 옛말…넘쳐서 할인까지

<앵커> 

전국이 불가마처럼 달아오르는 요즘 에너지 소비도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자주 듣던 말이 전기를 아껴 쓰자였는데, 올해는 전기가 남아돌아서 할인해 줄 정도라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은 전력 생산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둬 왔는데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에서 정혜경·최재영 기자가 차례로 짚어봤습니다.

<기자>

[2011년 9월 15일 : 오늘 오후 전국적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지난 2011년 9월 늦은 폭염에 전력 사용이 급증해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전기 아껴쓰기가 여름철 단골 구호가 됐습니다.

문을 열고 냉방하는 상점들은 단속 대상이었고,

[구청 직원 : 문을 계속 열어놓고 냉방을 하고 있어서. 앞으로 닫아주십시오.]

관공서 실내 온도는 28도를 넘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완연히 다릅니다.

거리 곳곳에 문을 열고 냉방기를 켠 상점이 보이지만 단속은 형식적입니다.

[상점 종업원 : 무조건 100% 딱지를 떼고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렇지는 않아요. 한 번도 걸린 적 없어요.]

게다가 지난달부터 석 달간 기본요금 기준으로 최대 40% 넘게 '전기 세일'까지 하고 있어 요금 부담까지 줄었습니다.

[상점 종업원 : 내려갔다는 말은 들었어요. 이번 달에 내가 한 50만 원 어치 쓴 거 같은데 48만 원인가, 45만 원인가 나왔다.]

전기 아끼기가 아니라 전기를 더 쓰라고 권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유는 전기가 남아돌기 때문입니다.

전국적인 폭염에도 이번 주 전력예비율은 18%를 넘었고, 다음 주도 16%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전기가 남다 보니 수도권 최대 규모의 LNG 발전소인 동두천 발전소가 전력 생산 2달 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전력 생산을 중단하고 발전소 지분을 팔겠다는 겁니다.

[발전소 직원 : (생산 단가가) 많게는 50%대까지 반절 떨어졌다고 보시면 돼요. 설비가 워낙 많이 들어오다 보니까.] 

2011년 정전 사태 이후 정부가 민간 발전 투자를 장려하면서 전력 생산 설비가 급격히 늘어 공급 과잉 상태가 된 겁니다.

결국 정부의 수요 예측과 전력 증산 대책이 지나쳤던 것인데, 문제는 정부 정책이 전력 생산 늘리기에만 집중돼 있다는 겁니다.  

▶ '전력 증산' 능사 아니다…낭비 악순환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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