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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 같아서…" 격리 대상자들의 '묵묵한 싸움'

<앵커>

이 시각 현재 격리 대상자는 6천500명이 넘습니다. 잠복기가 끝나서 격리에서 해제된 사람들은 4천 명가량으로 1만 명 넘는 사람들이 격리를 경험했거나 격리된 상태로 지내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병원이나 자택에서 꼼짝 못 하는 생활도 버겁지만, 자신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외부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격리 대상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경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구로구보건소 메르스 대책본부입니다.

여기서만 격리자 98명을 관리하는데, 공무원 1명이 대상자 1명을 맡아 하루 세 차례 전화를 걸어 상태를 점검합니다.

[격리자 :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없으시죠?) 네. (지금 별다른 불편 없으신 거죠?) 네, 없습니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격리된 사람들은 고립된 생활을 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격리자 : 꼼짝을 못하니까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죠.]

주변 따가운 시선도 스트레스입니다.

[격리자 : 동네에도 그렇고 난 아주 이거 죄인 같아서…아는 사람은 알겠죠.]

혹시라도 자신이 메르스를 퍼뜨린 건 아닌지 불안하기도 하고, 자신과 만났던 사람이 격리되면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격리자 : (어떤 점이 가장 힘드세요?) 격리 전에 저랑 만났던 사람들이 연락이 와요. 너 때문에 나도 (격리돼) 집에 못 들어가고 있다, 뭐냐, 이러면서.]

보건소에서는 격리자에게  2주치 생필품과 의약품을 지원하는데, 혹시 이웃에게 알려질까 조심스럽게 접근한다고 말합니다.

[윤용암/서울 구로구보건소 지역보건과장 :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알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고 있긴 하는데요. 자가격리 통지를 받으면 상당히 심적으로 위축되는 것 같습니다.]

일부 자택 격리자들이 생계 등을 이유로 무단이탈해 보건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대부분의 격리자들은 메르스와의 싸움을 묵묵히 버텨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신동환, 영상편집 : 김호진,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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