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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달렸는데…장사 안 되는 희귀병 약 품귀

<앵커>

국내 희귀병 환자는 10만 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치료 약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환자들은 10배나 되는 돈을 주고 외국에서 직접 약을 구해 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왜 이렇게 희귀병 치료제 구하기가 어려운 걸까요.

윤나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3살 강 모 씨는 9년 전부터 윌슨 병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습니다.

구리 성분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아 간과 안구에 쌓이면서 실명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병인데 국내 환자가 600명이 넘습니다.

그동안 국내 희귀의약품센터에서 비축해 놓은 약을 공급받았는데, 3년 전부터 미국 제약사가 생산량을 줄이면서 치료 약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애가 탄 환자들은 미국과 일본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 샘플용으로 만든 약을 10배나 되는 돈을 주고 구하기도 했습니다.

['윌슨병' 환자 보호자 : 한 병당 국내에서 8만 원 정도 했는데 외국에서 구해올 때는 미국에서 800달러 정도 (줬습니다.)]

희귀병 치료제는 지난 1993년 이후 300개가 넘게 시판 허가됐는데 그동안 1/3 정도가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식약처는 공급 중단된 희귀병 치료제는 같은 성분의 다른 약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희귀병 치료제 성분 139개 가운데 절반가량인 66개 성분은 국내에 판매되지 않고 있습니다.

제약사들은 외국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줄여 희귀 의약품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주된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유한욱/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교수 : 아무래도 희귀 약품이고 수요 대상자가 적다 보니 사실 약을 판매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이 때문에 희귀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에 대해 세제 혜택을 늘리고 수입하는 경우엔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 등으로 수입 중단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이홍명,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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