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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했던 가정의 '참극'…끔찍한 가족 살해, 왜?

<앵커>

부인과 두 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40대 가장은 주식투자에 실패한 뒤 가족의 미래가 불안해서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뉴스 : "생활고 비관해 가족 살해"…다른 이유 있었나)경찰 통계를 보면 최근 7년 동안 매년 평균 1,100건씩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 가운데 가족 살해가 평균 80건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살인사건의 7% 정도가 가족 사이에서 일어났다는 겁니다. 프랑스 2.8%, 미국 2%, 영국 1.5%에 비해서 매우 높죠.

왜 이런 극단적인 일이 유독 한국에서 많이 발생하는지 뉴스인 뉴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지난 7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가족 살해 사건은 611건입니다.

전체 살인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 7% 정도로 세계 법의학계에 통계가 보고된 국가 가운데 그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존속 살인을 제외하고 부모가 자식을 살해한 경우는 230건으로 이 역시 가장 높습니다.

가해자의 98%가 친부모였고 범행 후 절반가량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서울대 법의학교실이 국내 가족 살해 사건을 분석한 연구 보고서입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부부 불화가 있었던 가정은 17%, 부모와 자식 간 다툼이 잦았던 가정은 8%에 불과합니다.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화목한 가정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사건 당시 66%의 가정에서 가해자가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문제나 경제적인 문제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화목했던 가정이 어려움에 직면하자 부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분석입니다.

[유승호/서울의대 법의학과 교수 : 많은 경우에 자식을 소유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식을 개인적으로 하나의 인간으로 보기보다는 내 가족 안에 있는 나의 분신이라는 전통적인 사고관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데요.]  

학계에선 가족살해 비율이 높은 것과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과 연관성이 있다고 봅니다.

자기에 대한 폭력성이 일가족에게까지 나타났다는 분석입니다.

허술한 사회안전망도 주된 요인으로 꼽힙니다.

[남궁기/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자살률이 높을뿐더러 자살을 할 경우에 자기의 부모랄지, 아니면 자식, 이런 것에 대한 부양, 어떤 사회적인 부양이 어렵다고 생각이 되면, 가장으로서의 자기의 역할이 없어짐과 동시에 이들도 같이 가야 된다.]  

극단적인 선택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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