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가 내일(30일)이나 모레 겨울방학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학생들 지난 2, 3주일 동안 학교에서 뭐 했는지 아십니까? 영화보고 엎드려 자고 심지어는 누가 컴퓨터 게임하는 걸 멍하니 지켜보면서 시간을 때웠습니다. 교육청에는 정상 수업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시험준비 말고는 아무 것도 안 하는 우리 공교육,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중학교 교실입니다.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교사는 보이지 않고, 학생 대부분은 자거나 잡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중학생 : 매일 (영화) 보고 있습니다. 하루에 3편씩 보고 있으니까. (영화 안 보고) 자요.]
근처 고등학교 교실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교실 대형 TV로 오락을 즐기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아예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도 적지 않습니다.
[고등학생 : 보통 자습하거나 떠들거나 학원 숙제 같은 거 하죠. 졸린 애들은 자고, 많이 자요.]
이런 상황을 우려해 교육부는 지난달 초 수능이나 기말 시험이 끝난 뒤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라고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 공문에 따라 서울지역 고교 300여 곳은 정상 수업을 진행했다고 최근 교육청에 보고했습니다.
고3 학생들이 방학 전까지 2~3주 동안 하루에 평균 6시간 이상씩 정상수업을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서류상 정상 수업일 뿐 실제 교실의 풍경은 예전과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고2 학생 : (국영수 시간처럼 교과목 시간엔 뭐해요?) 그냥 영화보고 알아서 살고 있습니다.]
[고2 학생 : (1교시) 50분을 30분으로 줄여서 단축수업해요.]
[신의진/새누리당 의원 : 기말고사가 끝나고 바로 겨울방학을 시작하거나 아니면 형식적으로만 운영되는 학사과정 자체를 단축하는 등 학사운영을 내실화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2월 여유 시간을 진로 교육이나 독서 활동으로 의미 있게 활용할 수도 있지만 상당수 학교에서는 무의미하게 시간만 보내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이홍명, VJ : 김형진·도진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