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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사이다' 구분 안 되는 캔 음료 점자…무용지물

<앵커>

캔 음료 따는 뚜껑 쪽에 올록볼록한 문양 보신 적 있죠.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만들어진 점자입니다. 그런데 제품은 탄산음료나 이온음료, 또는 콜라나 사이다 이렇게 종류가 다 다른데, 점자는 똑같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이 점자를 읽고 제품을 제대로 구별할 수 있을지 알아봤습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시각장애 1급인 김영미 씨가 집 근처 편의점을 찾았습니다.

한참 동안 진열대에서 음료를 고르다가 결국 점원을 부릅니다.

[김영미/시각장애 1급 : (음료수 위에 점자가 있는데 굳이 점원을 부르신 이유가 따로 있나요?) 음료라는 점자가 희미하게 돼 있는데 실제 사이다인지, 콜라인지 무슨 음료인지 잘 몰라서…]  

시판되는 캔 음료 스무 종류를 확인해봤더니 새겨진 점자는 모두 '음료'라는 글자뿐입니다.

[음료. 음료.]

[신윤정/시각장애 1급 : 탄산음료인지 이온음료인지 과일 주스인지 기본적인 정보라도 조금 구체적으로 적어줬으면 좋겠어요.]

캔맥주도 마찬가지입니다.

10가지 제품을 확인해봤는데 모두 '맥주'라는 점자만 새겨져 있어서 시각장애인들은 브랜드나 제품명을 알기 어렵습니다.

음료와 맥주업체들은 생산공정이 복잡해지고 비용도 늘어서 브랜드와 제품명을 점자로 새기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과자는 아예 포장 어디에도 점자가 없습니다.

포장재가 주로 비닐이어서 점자를 새길 수 없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바코드에 상품명을 함께 넣어서 스마트폰으로 인식하게 해준다면 시각장애인도 원하는 제품을 쉽게 고를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국내 시각장애인은 25만 명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자신들을 소비자로서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 업체들의 태도가 하루빨리 바뀌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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