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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기준 금리 올렸지만 루블화 폭락…국가부도 위기

<앵커>

러시아 중앙은행이 루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걸 막으려고 기준 금리를 6.5% 포인트나 올렸지만 백약이 무효입니다. 어제(16일) 루블화 가치는 한때 1달러에 80루블을 돌파했다가 68루블에 마감했습니다. 연초에 비하면 59% 폭락한 겁니다. 러시아 주요 기업의 주가도 곤두박질쳤습니다.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의 디폴트, 즉 국가부도 사태를 공공연하게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위기의 원인은 뭐고 또 실제 국가부도가 날 수 있는 건지 뉴스인 뉴스, 정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지난 4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반도를 사실상 합병했습니다.

8월까지만 해도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두 차례나 공식 방문할 만큼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1배럴에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로 탄탄한 재정수입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EU 등 서방의 잇따른 경제 제재는 먹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국제유가가 곤두박질하기 시작하면서 달러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함께 폭락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환투기 경고와 중앙은행의 파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통화불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1달러를 사는데 연초만 해도 30루블이면 됐지만 이제는 2배 이상 줘야 합니다.

국가수입의 65%를 원유와 가스 생산으로 거둬들이는 러시아에서 유가는 정치상황을 좌지우지해 왔습니다.

91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추락했을 때는 소련연방이 무너졌고, 98년 유가가 12달러였을 때는 채무 지급을 유예해 달라는 '모라토리엄'이 선언됐고, 옐친 정권도 무너졌습니다.

현재 러시아의 경제 위기 상황은 지난 2008년 우리나라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심각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신민영/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러시아 경제를 보는 국제 금융시장의 시각, 최근에 상당히 비관적으로 되고 있다는 게 문제인데요. 이런 상황에서는 러시아가 자칫하면 채무 지불유예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금리를 17%로 올리면서 러시아 기업이나 가계도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은 추가 경제제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조시 어니스트/백악관 대변인 :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략을 유연하게 수행하기 위해 추가 제재안에 서명하기로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내일 모스크바에서 연례기자회견을 갖습니다.

위기의 러시아 경제를 되살릴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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