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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혼인 파탄 상태서 외도, 불법 아니다"

<앵커>

사실상 부부 사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혼인 관계가 파탄 났다면 제 3자가 부부 한쪽과 성적 행위를 했더라도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부부라는 법적 관계보다 실제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어떠했는지를 중시한 판결로 분석됩니다.

권지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재 50대인 한 남자가 성격 차이와 경제적 문제 때문에 부인과 갈등을 겪다 결혼 12년 만에 별거에 들어갔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부부가 아니"라는 말로 시작된 별거 4년 만에 부인은 이혼 소송을 냈습니다.

그런데 이혼 소송 중에 다른 남자와 애정 행각을 하는 장면이 남편에게 목격됐습니다.

남편은 "정신적 고통이 크다"면서 부인의 상대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의 판결이 엇갈리자, 대법원은 대법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 합의체에서 이 사건을 심리했습니다.

결론은 불법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혼을 하기 전이라도 부부의 공동 생활이 파탄돼 혼인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엔 혼인의 본질이 유지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제했습니다.

따라서 "부부 생활이 파탄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라면, 제3자가 부부 한쪽과 성적 행위를 하더라도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대법원은 판단했습니다.  

그 행위가 이혼 전이든 이혼 소송 중이든, 혼인의 본질이 훼손된 상태라면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혼인 관계와 성적 사생활에 대한 사회의식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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