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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나오는 어린이집' 몰래 숨긴 서울시

<앵커>

서울 시내 일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미국보다 7배나 많은 환경호르몬이 검출됐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민감하단 이유로 2년 동안 조사 결과를 숨겼고, 아이들은 이 위험한 어린이집을 계속 다니고 있었습니다.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가 지난 2012년 전문의료기관 두 곳에 맡겨 작성한 환경호르몬 노출 실태 보고서입니다.

시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50곳을 대상으로 먼지를 채집했습니다.

50곳 모두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검출됐습니다.

프탈레이트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가소제로 푹신한 바닥재나 장난감에서 많이 검출됩니다.

[임상혁/산업의학과 전문의 : 생식기에 기형이나 이런 것들이 나타나고, 두 번째는 암이 나타나고, 세 번째는 아토피나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납니다. 뇌 기능이나 기억력이나 지능이 떨어지게 되고요.] 

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인 DEHP도 모든 곳에서 검출됐습니다.

소변검사 결과는 더 심각했습니다.

어린이 1천 명의 소변에서 그램당 83~128마이크로그램의 프탈레이트 대사 산물이 검출됐습니다.

미국의 어린이집 평균치의 최고 7배 수준입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1억 8천만 원이나 든 이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생활보건과 담당자 : 약간 예민해요. 예민해서…내부 참고용으로 한 거지 이게 뭐 하려고 한 건 아니었습니다.]

연구팀이 올해 6곳만 다시 실험해 봤더니 결과는 지난해와 비슷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환경 호르몬 발생을 줄이려는 사후 조치가 없었던 겁니다.

서울시는 SBS가 취재에 들어가자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50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해 내년부터 친환경 자재로 시설 개선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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