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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겨나간 현수막, 폭식 퍼포먼스…증오에 빠진 사회

<앵커>

오늘(12일)로 세월호 참사 150일째를 맞았습니다. 정치권이 지금껏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건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이렇게 곳곳에서 훼손되고 있습니다. 찢겨진 현수막처럼 우리 사회가 찢겨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옵니다.

뉴스인 뉴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노란색 현수막이 불에 타고, 갈기갈기 찢긴 채 내걸려 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현수막입니다.

노동당이 성금을 모아 자체적으로 건 현수막입니다.

경기도 고양에만 180개가 내걸렸는데 며칠 새 절반 이상이 훼손됐습니다.

경찰은 지자체 허가 없이 무분별하게 내걸린 현수막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지난달 안산에선 세월호 현수막 25개를 잘라 버렸다가 상인 4명이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모 씨/안산 지역 상인 : 우리가 서명운동도 하고 촛불시위도 해주고 같이했었어요. 초창기에는. 그런데 점점 갈수록 변질 되어가니까.]

[폭식 행사 당시 영상 : 여러분들. 많이 드시고, 행복하게 지내시고, 계속 나라를 지켜주십시오.]

지난 6일엔 유족과 시민단체의 단식 투쟁에 반대하는 이른바 폭식 행사가 열렸습니다.

[오병환/故 오영석 학생 아버지 : 시체 장사 좀 그만하라, 하고 간 적도 있고, 해상 교통사고 가지고 너무들 하는 거 아니냐, 똑같이 당했을 때 그 분들이 그런 말이 나올까.]

진보성향의 인터넷 카페 운영자는 이른바 개밥 투쟁 운운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세월호 사태의 해법이 지연되면서, 민심도, 국론도, 국민정서도 갈가리 찢겨나갔습니다.

[이나영 교수/중앙대학교 사회학과 : 기본적인 우리의 마음과 정신상태에 있었던 모멘텀을 잃어버린 채 결국, 정부가 계속 그 사건을 방기한 채 놔두게 되다보니까 결국 정치적 이슈로 축소되고 그 가족들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구나, 굉장히 잘못된 논리구조로 연결이 되면서…]

세월호 해법을 찾자는 국민적 공감대는 사라지고 자기 주장과 상대 비방만 판치는 우리 사회의 민낯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설민환·김승태, 영상편집 : 최은진, 화면출처 : 유튜브 뉴시스·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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