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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동기끼리 부대 편성"…실효성 논란

<앵커>

김요환 육군 참모총장이 입대 동기들로만 분대나 소대를 구성하는 아이디어를 내놨습니다. 상하관계 대신에 수평관계가 되면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가하는 가혹행위가 상당 부분 사라지지 않겠냐는 취지로 보입니다. 그런데 군의 기강을 세우는 축 가운데 하나가 위계질서 아닙니까? 동기생 부대라는 게 가능한 일인지 논란이 일었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군 당국이 검토 중인 동기생 부대는 같은 계급의 동기들로 부대를 구성하는 겁니다.

동기끼리 일과 시간 후 내무반을 함께 사용하는 기존의 동기 생활관 제도에서 한 걸음 더 나가서 아예 같은 분대·소대로 편성해 일과 시간 내내 훈련과 작전까지 함께 수행하는 것입니다.

선임·후임 구별 없이, 상하 지시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로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신인균/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 똑같은 지도행위를 고참이 하면 잔소리나 가혹행위가 될 수 있지만 동기가 하면 조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계급에 따른 상명하복 체계를 바탕으로 운영돼 온 군 조직에서 유사시 부대 운영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게다가 동급생만 모인 일선 학교 학급에서도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는데, 동기생부대라고 가혹행위가 근절될 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육군에서 2008년 1월 동기끼리 소대와 중대를 만들어 시범 실시한 결과, 힘센 병사가 권력을 잡는 서열화 현상이 나타났고, 심지어 따돌림을 받던 병사가 자살하는 사고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  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이스라엘의 경우 동기분대나 동기소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예비전력 집결의 효율성을 위해서 운용을 하는 것이고 우리의 경우에는 가혹행위나 폭행을 예방하기 위해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목적에 맞는 것인지.]

군 당국은 시행 여건이 미비한 최전방 소초의 경우 동기생 부대 도입이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입니다.

가혹행위 가능성이 높은 전방부대는 제외한 채 후방부대에만 도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육군은 최종 방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2개 부대에서 시험 운영을 거쳐 확대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양두원, 영상편집 : 이승열, CG : 이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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